대만 TSMC, 강진에 직원들 긴급 대피령…반도체 공급차질

3일(현지시간) 규모 7을 넘는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그런 가운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도 공장이 흔들리자 생산라인 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해 온 이 회사의 생산능력에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등 글로벌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은 특히 세계 각국이 반도체 보조금을 통해 생산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강진이 향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TSMC는 강진 이후 낸 성명을 통해 특정 지역에서 직원들을 대피시켰으며, 현재 강진의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TSMC는 "회사의 안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일부 팹(fab·반도체 생산시설)에서 회사가 마련한 절차에 따라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이번 지진의 영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회사의 대변인도 문자메시지를 통해 대피 사실을 알렸지만 구체적인 피해 상황 등을거론하지는 않았다.

대만의 IT(정보기술) 매체인 디지타임스도 회사 측이 대만 북부와 중부, 남부 공장의 생산라인과 장비들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애플과 엔비디아, 퀄컴 등에 반도체 칩을 공급하고 있어 이번 강진이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영향 등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만 2위의 파운드리업체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는 신주과학단지와 타이난(臺南)에 있는 일부 공장의 가동을 멈췄, 직원들도 대피시켰다.

TSMC와 UMC, 세계 최대 반도체 후공정업체인 ASE 테크놀로지 홀딩스 등 대만 반도체기업의 생산시설들이 지진에 취약한 지역에 입주해 있으며, 정밀하게 만들어진 이들 기업의 반도체 장비는 지진으로 인한 단 한 번의 진동으로도 전체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부연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